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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욱 연애칼럼] 랜선 연애도 구독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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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욱 연애칼럼] 랜선 연애도 구독해볼까?
  • 이창욱 칼럼니스트
  • 승인 2022.10.03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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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으로 이성을 만나고 연애하는 것은 현실이라고 볼 수 있을까?

“이게 진짜 사랑이었을까요? 지금도 가끔씩 그 사람이 생각나거든요.”
희정은 과거의 연인이 가끔 생각난다면서 말을 꺼냈다. 
“그런데 전 그 사람을 한 번도 직접 만나본 적이 없어요.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사람이거든요.” 
온라인 게임이나 채팅을 통해서 이성을 만나고 연애를 하거나 결혼까지 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어본다. 그런데 과연 온라인상에서 직접 만나지 않고도 연애가 가능할까?

온라인에서 만나 사랑을 키우는 ‘랜선 연애’가 생소한 것은 아니다. 1990년대 후반 PC통신 시절에도 온라인으로 사랑을 쌓고 연애를 했던 지인들도 있었다. 2003년쯤 세컨드 라이프라는 가상세계 게임이 잠깐 유행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싸이월드에 밀려 큰 인기가 없었지만, 서구권에서 꽤 큰 인기와 더불어 많은 사회적인 이슈를 양산했던 게임이다. 요즘엔 ‘메타버스’라는 명확한 장르의 단어가 존재하지만, 그 당시에는 게임이라기엔 뭔가 부족하고 메신저도 아니고 포탈도 아닌 어중간한 영역에 걸쳐있는 온라인 가상세계였다.

인간관계는 직접 만나서 대면하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수많은 비언어적인 대화와 제스처, 스킨십 역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이런 비언어적인 대화를 하는 것은 한계가 많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도구가 이모티콘, 이모지 등 감정표현 툴이다. (출처/pixabay)
▲인간관계는 직접 만나서 대면하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수많은 비언어적인 대화와 제스처, 스킨십 역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이런 비언어적인 대화를 하는 것은 한계가 많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도구가 이모티콘, 이모지 등 감정표현 툴이다. (출처/pixabay)

당시 문제가 되었던 이슈 중 하나가 바로 랜선 연애다. 현실에서 가정을 꾸리고 잘살고 있던 사람이 온라인 가상세계에서 전혀 다른 제2의 인생을 사는 것이 문제가 되었다. 물론 이런 가상세계는 억눌렸던 이상을 실현하는 등의 긍정적인 가치가 있다. 하지만 가상 세계에서 다른 이성과 연애하고 결혼까지 하며 또 다른 가상의 가정을 꾸리는 것이 결국 부정적인 사회 문제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실제로 법정에 선 경우도 언론에 자주 보도되었다. 이 판결에서 관건은 온라인 가상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삶을 과연 어느 선까지 ‘가상’으로 볼 것인지였다. 현실세계와 가상세계 중 어떤 삶이 더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지 철학적인 고민을 안겨주었다. 

랜선 연애를 무작정 비난하거나 무시할 수는 없다. 연애는 근본적으로 서로 마음과 마음이 만나 라포르를 쌓으면서 감정을 교류하는 것이기에 온라인으로도 어느 정도 가능한 일임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랜선 연애의 한계와 위험성도 명확하다. 익명성 때문이다. 온라인상에서 신분을 속이는 것은 너무나 손쉬운 일이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사귀고 있는 랜선 연애의 상대가 20대 여성을 가장한 변태적인 70대 남성일 수 있고, 30대 남성을 가장한 호기심어린 10대 여성일 수도 있는 노릇이다.

호접지몽 : 나비가 되어 날아다니는 꿈을 꾸다 깬 장자가 ‘사람이 나비가 된 꿈을 꾼 것인지, 나비가 사람이 되는 것을 꿈꾸는 것인지 헤아릴 수 없다’는 아이러니한 철학적 고민 (출처/pixabay)
▲호접지몽 : 나비가 되어 날아다니는 꿈을 꾸다 깬 장자가 ‘사람이 나비가 된 꿈을 꾼 것인지, 나비가 사람이 되는 것을 꿈꾸는 것인지 헤아릴 수 없다’는 아이러니한 철학적 고민 (출처/pixabay)

사회적인 인식은 여전히 온라인 세상은 현실의 아류 혹은 서자 취급을 하고 있다. 그런데 거의 2년간의 사회적인 거리두기로 인하여 직접 대면하여 관계를 맺는 게 사뭇 어색한 시대가 되었다. 대신 스마트 디바이스를 통하여 온라인상에서 비대면으로 소통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익숙해졌다. 온라인 강의실에서 학교 수업이 이루어졌고, 은행 대출 담당자가 화상으로 신원확인을 하는 것도 이젠 일상이 되었다. 화상 앱으로 결혼식을 중계하기도 했고, 집들이하기도 했다. 귀여운 고양이들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온라인 송출하면서 랜선 집사들이 대리만족하기도 했고, 어린아이의 육아를 보여주면서 랜선 삼촌, 랜선 이모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도 했다. 

어쩌면 연애도 이 큰 흐름에서 예외가 아닐지도 모른다. 암울한 사회적인 분위기가 연애마저 포기하는 N포 세대를 양산하기도 했지만, 본능적으로 연애에 대한 갈망은 사라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길을 잃은 연애에 대한 갈망은 온라인 가상의 공간에서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할지도 모른다. 현실이 온라인에 반영된 것인지, 온라인이 현실에 반영된 것인지 도교의 대표주자 장자가 2천 년 전 했던 호접지몽의 철학적 고민을 다시 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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